

철없던 그 시절을 기억하는가.
많은 것은 변했다. 그러나 또 많은 것은 변하지 않았다.
양호열은 자신이 꼭 그 사이에 서서 표류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 尾崎豊 - 15の夜
“무슨 노래 듣냐?”
호열은 귀에서 이어폰을 빼며 그저 소리없이 웃었다. 그것이 신호탄이라도 되듯 다들 호열의 주위로 모여들었다.
“뭔데? 다음 공연 때 선보인다고 한 자작곡?”
“아니야.”
“아니면 뭐길래 비밀로 해?”
“그러니까. 설마 너 여자친구 생겼냐?”
“그, 그래, 그거지! 여자친구 통화 녹음한 거 몰래 듣는거냐, 이 자식!”
“아니래도.”
하지만 다른 설명은 없었다. 그들은 호열의 반응에 의아하다는 듯 눈빛을 교환하긴 했지만, 다행히도 더 캐묻지는 않았다. 금세 바뀐 화제로 불타오르는 자신의 친구이자, 동료이자, 질긴 인연인 그들을 보며 호열은 방금 전까지 귀를 울리던 노래 가사를 떠올렸다.
盜んだバイクで走り出す 行き先も解らぬまま
暗い夜の帳の中へ
호열은 그 밤을 기억한다. 이대로 영원할 것만 같던 시간. 이 관계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착각에 젖었던 밤. 실제도 그들 중 누구도 무리를 이탈하지 않았다. 여전히 그들은 ‘친구’라는 이름 안에 속해 있었다. 그러나 꼭 그것만이 아니었다.
강백호와는 평생 같은 길을 걸어갈 것이라는 확신.
그러나 그것만큼은 완벽한 오만이었다.
여자친구를 만드는 것에 열중이던 백호가 농구를 하겠다고 했을 때, 호열은 그의 선택을 존중했지만, 한편으로는 그 마음이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백호는 한 나무를 열 번 찍는 끈질긴 남자가 아닌, 다른 나무를 찾아 떠나는 타입이었으니까. 어쩌면 그것은 양호열의 바람일 뿐이었을지도 모른다.
강백호는 여전히 농구 코트 위에 서 있다.
양호열은, 여러 가지 있었지만, 지금은 무대를 오른다.
호열은 그 간극이 참 멀다고 생각했다.
-
“다음 무대에선 커버를 해보는 건 어떨까.”
“커버곡은 부담스럽다니까.”
아니, 새로운 곡을 만드는 게 더 부담스럽거든? 하지만 호열은 속으로만 반박하고 말았다. 전부 자신을 생각해서 해준 말임을 알았다.
“노래하는 건 나잖아.”
“너 지금 연주 얕보냐?”
“그니까. 너 무대에서 무반주로 노래 해볼래?”
괜히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위협하듯 팔을 휘두르는 동료들을 보며 호열은 소리 없이 웃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무대의 가장 앞에서, 가장 가운데서 노래를 하고 있기는 했지만, 그 포지션을 완벽히 원한 것은 아니었다. 한다면 가장 뒤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드럼 같은 것을 하고 싶었는데. 물론 각자 악기를 하나씩 차지한 친구 녀석들의 면전에 대고 그렇게 말하지는 못했지만, 생각이라면 얼마든지 했다.
그러나 무대에 오르고 알았다. 솔로 가수와 밴드의 차이점을. 보컬이야말로 가장 ‘팀’에 의지하고 있는 포지션이었다. 세 개의 악기가 보컬을, 그리고 노래를 빛내기 위해서 얼마나 세심한 조정과 조율을 해 타인-보컬-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넘겨주는지 호열은 녹음된 음원을 듣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밴드 결성 초반에는 커버로 무대를 꾸미는 것이 당연했다. 제대로 음악을 전공한 것도 아닌 녀석들끼리 모여 만든 오합지졸 밴드. 우선 인기가 많고 유명한 곡을 커버해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다.
호열은 수많은 라이브 영상을 보며 공부하고, 연습했다. 그러자 모두 호열의 노래에 열광했다. 자신의 노래에 맞춰 잔뜩 달아오른 얼굴로 손을 흔드는 사람들을 보면서는 당연히 뿌듯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호열은 불편한 이질감을 느꼈다. 정작 무대에 오르는 이는 무대 아래의 관객들에게 동화될 수 없었다.
언젠가부터 호열은 느끼고 있었다. 호열은 노래가 가진 감성도 ‘내’가 느낀 감정도 그래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했다. 아니, 표현할 수 없었다. 실력의 문제가 아니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간다면, ‘호열 씨는 노래에 재능도 있고, 실력도 뛰어나고, 많이 연습한 것도 느껴지는데, 표현력이 아쉽네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오히려 경쟁자인 모브 씨가 노래 실력은 조금 뒤처지지만, 노래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정말 좋았습니다. 감명 깊게 들었어요.’라는 평과 함께 모브 씨에 밀려 탈락하고 마는 포지션. 하지만 어떻게 하면 노래 실력은 조금 부족하지만, 감정 표현은 훨씬 뛰어난 모브 씨를 이길 수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작사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 음악의 길을 마주했을 때부터 가사를 적거나 멜로디를 만드는 것 정도는 했었다. 그런 것이 즐거웠기 때문에 이렇게 밴드 활동까지 하고 있는 것이리라.
요즈음의 작사나 작곡은 그 시절과는 조금 달랐다. 호열이 채 내뱉지 못한 이야기들은 전부 이곳에 쌓이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비밀 일기장 같은 것이어서, 모두 세상에 나올 일 없는 이야기였다. 무대 위의 감성을 공유하는 동료들에게조차 공유하지 않을 이야기였다.
아니, 그들에게는 더욱 밝힐 수 없었다. 삶의 무게 따위 모르던 그저 웃고 떠들던 애송이들은 어느덧 어엿한 한 명의 어른이 되었다. 단 한 사람, 양호열을 제외하고는.
自分の存在が何なのかさえ解らず震えている
15の夜
“밴드를 그만 두겠다고?”
“왜?”
“그러게! 이제야 알아주는 사람들이 생겼는데. 왜 그만둔단 거야.”
동료들은 하나 같이 놀란 표정을 하곤 앞다투어 반문했다. 정말? 정말로? 몇 번이고 되묻던 녀석도 있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을 들었기 때문이겠지. 실제로 호열이 이 말을 꺼내기까지 그러한 분위기를 풍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동료들의 추궁에도 호열은 그저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호열도 그 이유를 잘 설명할 수 없었다. 자신이 왜 답답함을 느끼는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음악에 큰 뜻이 있어서 밴드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노래 실력이든 연주 실력이든 완벽하지 않아도 자기만족으로 음악을 하는 사람도 아주 많았다. 호열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보컬이라거나 밴드라거나 전부 친구들과 즐기는 취미 정도였다. 평론가들을 울리며 메이져 데뷔를 하고 싶은 것도, 관객을 울리는 노련한 엔카 가수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무대에 오르는 것은 재밌었다. 번쩍거리는 조명 아래서 소리를 지르는 것도, 그런 자신에게 쏟아지는 환호도 퍽 만족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 시간이 끝나고 나면 오히려 그의 배가 되는 허전함만이 호열을 기다렸다. 분명 무대 위에서 모든 것을 털어놓은 것도 같은데, 호열의 안은 아직도 가득 차 있었다. 말하자면 마치 앞은 꽉 막혀 있는 듯했고, 밑은 텅 비어있는 듯했다.
“너 아깝지 않겠어?”
“뭐가?”
“너 요즘 노래 만들던 거…… 그거 밴드 때문에 하는 거 아니었냐?”
“아. 설마 그런거냐? 이제 밴드 그만두고 작곡가로 나가겠다는?”
이번에는 호열이 놀랄 차례였다. 가사를 적고 음을 붙인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세상에 내보내지 않을 곡임은 고사하고, 곡을 쓰고 있다는 사실조차 꽁꽁 숨겨왔던 것이다.
“그게 무슨 소리야. 아니, 그보다 어떻게 안 거야? 내가 노래 만든다는건.”
“설마 모르겠냐? 우리가 얼마나 붙어다니는데.”
“그 정도로 숨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는게 놀랍다.”
호열은 여전히 어안이 벙벙한 상태였다. 그들 앞에선 작사나 작곡에 관한 이야기 한번 꺼낸 적이 없다. 가사를 적는 노트도, 음을 적는 악보도 늘 혼자만의 공간에서만 꺼내 비밀스럽게 채워나가던 것이었다.
부정을 해야 할지, 변명을 해야 할지, 순순히 인정을 해야 할지.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해 어색한 미소로 그들 사이를 번갈아 바라보는 호열을, 셋은 가소롭다는 듯한 표정으로 내려다보았다.
“우리한테는 들려줄 수 있는 거 아니냐?”
“맞아!”
“네가 정말 나갈거라면, 그 노래가 얼마나 대단한지 들어는 봐야지.”
셋은 약속이라도 한 듯 함께 눈을 부릅뜨고 호열을 응시했다. 호열의 입에서 원하는 대답이 나올 때까지 물러나지 않을 기세였다. 결국 호열은 자신을 뚫어질 듯 노려보는 여섯 개의 눈동자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비밀이라는 것은 꼭 그렇다. 들키고 싶지 않아 안절부절 못하게 만들면서도 차라리 확 들켜서 다 털어놓고 편해지고 싶게 만든다.
호열은 떨리는 마음으로 품에서 MP3를 꺼내 아직 제목도 없어 무제1, 무제2, 무제3 …… 따위로 채워진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해 그들에게 넘겨주었다. 본래 일기라는 것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적는 것이 아니다.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다. 그런 것을 자신의 손으로 펼쳐 남에게 보여준다.
호열은 관심 없는 척하면서, 진지한 표정으로 호열의 노래를 감상하는 동료들의 모습을 슬금슬금 훔쳐봤다. 어떤 반응을 보일지 무엇보다 궁금하면서도, 정면으로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 순간보다 지금이 더 긴장된다고 말한다면, 눈앞의 동료들은, 자칭 팬이라던 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양호열 너……! 이렇게 좋은 노래를 꽁꽁 숨겨두고 있었다는 거야?”
“섭섭한데?”
호열의 노래는 일기였지만, 자서전 같은 것이기도 했다. 여전히 호열의 안에 자리한 과거의 미련과도 같은 것들이 담긴 서사시라고 해도 아주 과한 말은 아닐 것이다.
플레이리스트의 가장 마지막 곡이 끝나자 마자 셋은 호열에게 다가와 그를 둘러싸고 하나둘 감상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어떤 노래가 가장 좋았다는 둥, 어느 부분을 빨리 연주해보고 싶다는 둥 앞뒤로 말이 섞여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한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좋은 반응에 긴장해 얼어 있던 마음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듯했다. 너무 띄워주는 거 아냐? 호열은 민망한 듯 괜히 눈을 가늘게 뜨곤 계속해서 감상을 늘어놓는 이들을 흘겨봤지만, 알게 모르게 그 목소리는 젖어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과하게 쏟아지는 반응에서 호열은 시선을 돌렸다.
문득 노트 한 구석에 흩날리는 글씨로 적힌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가사의 영감을 얻기 위해 다양한 곡을 들으며 귀에 꽂히는 가사를 적곤 했다. 이 가사는…….
覺えたての煙草をふかし星空を見つめながら
自由を求め續けた15の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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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열은 긴 숨을 내뱉었다. 타인의 곡을 부르는 것은 여전히 긴장되었다. 호열은 녹음 부스 바깥의 세 명을 보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평소 같았으면, 아니 방금 전까지만 해도 호열의 노래를 두고 이렇다 저렇다 감상을 빙자한 평가를 내리기 바빴는데,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이 침묵은 어떤 의미인 것일까.
호열은 신중히 셋의 표정을 살폈지만 여전히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심각해 보이기까지 한 분위기에 선뜻 먼저 감상을 묻기가 어려웠다. 어쩐지 묘한 대치상황은 누군가의 와, 하는 작은 탄성에 겨우 깨졌고 호열도 겨우 자유롭게 입을 움직일 수 있었다.
“왜? 별로였어?”
그러자 세 명은 하나 같이 눈이 커지더니 동시에 큰 소리를 내었다. 말이 섞여 누가 어떤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야 그게 무슨 막말이냐?”
“너 그렇게 좋은 목소리도 낼 수 있었냐?”
“그러게. 난 놀랐다.”
“그래도 나 보컬이거든?”
호열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받아쳤지만 속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는 중이었다.
열다섯의 어느 밤, 우연히 듣게 된 노래. 멜로디와 창법에 끌려 다시 찾아 들은 노래는, 호열에게 그 이상의 충격을 주었다. 가사를 유심히 들었을 땐 반사적으로 다시 재생 버튼을 누르고 말았다. 꼭 이 순간의 양호열을 노래하는 것 같은. 호열은 그 노래를 수도 없이 들었다. 그 누구도 채워주지 못한 쓸쓸한 마음 한 구석이 천천히 채워지는 듯 먹먹한 기분이 좋았다.
마음이 약해지고 생각이 많아질 때면 손이 자연스럽게 이 노래를 재생했다.‘좋아하는’ 노래. 고작 그 정도의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이입한 노래였다. 그런 곡을 드디어 사람들 앞에서 선보인다는 기대. 그런 곡을 이번에는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동료의 작은 반응 하나하나에 일일이 긴장해버리고 만다.
“그 부분 다시 한 번 가자.”
“뭐야. 좋았다면서.”
“좋았으니까 한 번 더 듣겠다는 거지.”
“그리고 한 번 더 부르면 아까보다 더 좋아질 거 같거든.”
호열은 가사지를 보며 녹음할 부분의 가사를 다시 한번 속으로 되뇐다. 이미 이골이 날 정도로 들은 곡이었지만, 가사를 조각조각 분해해 천천히 읽어보면 그저 듣기만 할 때와는 다른 감상이 떠오른다.
지금 호열의 가슴 한 켠에도 새삼스레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호열의 입꼬리가 살짝 위를 향했다 천천히 내려온다. 밖에서 지켜본 3인에 의하면 그것은 애달파 보이기도 하고, 수줍어 보이기도 한 참으로 묘한 미소였다고 한다.
恋の結末も解らないけど
あの娘と俺は将来さえずっと夢に見て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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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성황리에 끝났다. 특히 ‘15の夜’무대는 역대급이었다는 소감을 몇 번이나 들었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호열도, 다른 멤버들도 ‘역대급’의 반응을 체감했다. 앵콜을 외치는 이들도 많았다. 밴드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커버곡이라 가장 신경쓴 무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직 그것만으로 최고의 호평을 얻어낼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무대의 가장 앞, 한가운데 서서 노래를 부르는 남자의 표정과 목소리.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날을 향한 애절함, 그리움. 애수 너머엔 흐뭇함. 관객 모두를 열다섯의 밤으로 돌아가게 해준 마법 같은 노랫소리.
심지어 백호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무대에 뛰어들기도 했다. 한참 상기된 얼굴을 하곤 고장난 인형처럼 대단하다는 말만 반복한 탓에 무대 위의 밴드 멤버도, 무대 아래의 관객도 웃음 바다가 되는 일도 있었다.
사람들의 박수와 함성 소리 가운데 선 호열은 생각했다. 노래 실력은 조금 부족하지만, 감정 표현은 훨씬 뛰어난 모브 씨를, 이제야 이긴 것 같았다.
감사합니다! 분명 무대 아래의 관객을 향한 인사였지만, 호열의 시선은 함께 마지막 인사를 하겠다며 또 사시 무대에 올라와 호열의 어깨에 팔을 두르곤 빈 손을 붕붕 흔드는 빨간 머리를 향해 있었다.
그랬었지.
작업실 의자에 푹 기대 앉은 호열은 며칠 전의 무대를 떠올린다. 귀를 감싼 헤드셋에는 그때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다.
스피커에서 노래의 전주가 흘러나옴과 동시에 호열의 눈동자가 향한 곳은 정해져 있었다. 호열의 열다섯은 그를 빼고 논할 수 없으니까. 그를 보고 있으면, 그 시절의 감성이 물밀 듯이 호열의 안으로 밀려들어온다. 이번에야말로 모든 감정을 꾹꾹 눌러담아서 무대 위에서 전부 털어내겠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무른 판단이었을지도 모른다. 되려 그와 함께하는 한은 자신은 결코 열다섯의 밤에서 졸업하지 못할 것 같다는 의심만 늘었을 뿐이었다.
호열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노트에 낙서를 끼적였다.
이윽고 노래는 끝나, 다음곡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새로운 곡의 시작을 알리는 전주에 고민하는 듯 양호열은 눈썹을 살짝 찡그리더니 곧 [◀] 버튼을 눌렀다. 질리도록 들었던 전주가 또 다시 흘러나온다. 양호열은 알 수 없는 미소를 띄운 채 슬며시 눈을 감았다.
超高層ビルの上の空屆かない夢を見てる
やりばのない気持の扉破りたい

